소설가 구병모의 두번째 단편집. 구병모는 2009년 성장소설의 서사에서 벗어나 현대인의 비틀린 욕망을 그려내며 한국소설의 지형도를 확장했다는 평가와 독자의 환호를 동시에 거머쥔 <위저드 베이커리>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. 그 뒤 세상과 단절된 반인반수의 사랑을 다룬 <아가미>, 한국 소설에서 유례없던 노년의 여성 킬러 캐릭터를 제시한 <파과> 등 과감하고 독특한 시도를 거듭하며 장편소설 5권과 단편집 1권을 출간해왔다.
줄곧 청소년문학과 본격문학을, 순수문학과 장르소설을 자유자재로 넘나든다는 평을 들어온 구병모에게, '문학' 앞에 붙는 수식은 이제 큰 의미가 없다. <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>은 집요한 현실 관찰자이자 방대한 이야기 수집가인 작가의 널찍한 스펙트럼 어디쯤을 베어낸 결과물이다.
"구병모는 읽고 쓰고, 우리는 그녀가 읽고 쓴 것을 읽는다"(윤경희). 구병모는 신화와 옛이야기, 철학과 애니메이션에 이르는 '참고문헌'을 자기 식대로 소화하고, 비정한 현실에 집요하게 파고들어 정확한 '디테일'을 끄집어낸다. 그러므로 <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>은 속독(速讀)과 정독(情讀)이 함께 필요한 소설이다. 촘촘한 문장에 적나라하게 드러난 지금-여기-우리의 치부를 바로 마주하면서, 곳곳에 흩뿌려진 '힌트'를 차분하게 잡아내 숨겨진 알레고리를 발견하며 읽기를 추천한다.
도서명 |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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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자 | 구병모 |
출판사 | 문학과지성사 |
출간일 | 2015 |